어린 시절 마당 옆 화단에 꽃밭이 있었습니다. 국화, 맨드라미, 나팔꽃, 봉숭아, 백일홍

해바라기, 분꽃, 채송화 등을 심었는데. 그 중 키가 가장 큰 해바라기는 맨 뒤에 서 있고

채송화는 언제나 맨 앞줄에 자리를 했지요. 갸날픈 몸매 만큼 앞줄에서 사랑을 독차지

했습니다. 언제 보아도 늘 고향의 꿈속을 그리는 예쁜 꽃으로 기억됩니다.

 
숲길을 걸으면서 오로지 그 숲에 대해서만 이야기할 수 있는 아이들.
나누어 가지기 좋은 것으로 웃음만한 보시가 있으랴.
 
▲ 수련중인 황룡·구봉·청룡 세 동승(왼쪽부터).
네 살배기 구봉스님의 얼굴은 그대로 '천진불'이다.
 
 
금성산 초막에 머리깎은 일가족 다섯 명
 
▲담양 금성산 숲속 초막 동자암에서 만난 웃음들.
청산·보리 스님과 황룡·청룡·구봉 스님의 티없이 맑은
삶이 거기 있었다.
 
 
 
‘무거운 짐 거세요’…죽은 나무가 부처 노릇


육신의 짐뿐만 아니라 마음의 짐까지도
죽은 나무가 그렇게 부처 노릇을 한다


 
‘거지처럼 살자!’

‘무소유’라는 고상한 말 대신 늘 하는 다짐이다.
전기 걸고 싶으면 내려가서 살 일.
전깃불 끌어들이자면 전봇대 들어올 테고,
그러면 자연이 싫어할 것이라는 걸 안다.

자연에 세들어 사는 사람이  주인 눈치 보지 않을 수 있나.
그럼! 주인 맘에 들어야지.”
억지로 사는 것보다 순리로 살고 싶다.
전기 쓸 일 없고,
물은 길어다 쓰고,
풀 뜯어먹으니 돈 들 일 없다.
밤하늘엔 별이 있고 달이 뜨면 사치,
더덕 한 뿌리면 호사다.
 다람쥐며 새들이 놀러오는 마당에 더 이상 무엇이필요하랴.

 
버리고 나올 수 있으면 된다.

 
 
마음의 경계 무너지면 웃음이 나와

“나를 내세우지 않으면 웃을 수 있다.
나를 알아주지 않는다고 생각하는 순간 웃음을 잃어버리는 것이다.”
아무것도 내세우려 하지 않는 동자암이기에 그곳을 스쳐가는
산아랫사람들 저마다 빙그레 웃고 가는 것...
 
 
 
 
 
 
 
마음을 비우는 것은 곧 나를 비우는 것이니 그것이 우리가 자연으로 돌아가는 것이다.^^ (지기)
  어린 시절 집에 고양이를 키우곤 했는데. 학교 갔다 돌아오면 달려오곤 했지요.
고양이도 살가운 표정을 지을 때면 아주 귀엽고 사랑스럽습니다. 
보아하니 왼쪽에 있는 녀석이 남자친구 같습니다.
" 오빠를 믿으라니깐~. 아직도 오빠를 못 믿겠어? " ㅎㅎㅎ
" 모르겠어요. 좀 더 시간을 두고 생각을 해봐야 하겠어요!" 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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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흔히 자유롭기를 갈망하며 또한 어느 한곳에 안주하기를 바랍니다...

연못 속에 비단잉어는 과연 자유를 누리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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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리병 속에 생명의 모체를 담그고 소박한 자태를 겸손하게 보이는 아름다움^^

화려함도... 추함도 없이 주어진 환경에 순응하며 살아가는 참 스승이 아닐까? 

    고운 글은... 고운 마음씨에서 나옵니다 고운 마음으로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고운 마음이 그대로 옮겨가서 읽는 사람도 고운 마음이되고 하나 둘 고운 마음들이 모이면 우리 주위가 고운 마음의 사람들로 가득 찰겁니다 글에도 얼굴이 있습니다 예쁜 글은... 웃는 얼굴에서 나옵니다 즐거운 얼굴로 글을 쓰면 글을 읽는 사람에게도 정겨운 마음이 그대로 전해져서 읽는 사람도 웃는 얼굴이 되고 하나 둘 미소짓는 사람들이 모이면 우리 주위가 활짝 웃는 사람들로 가득 찰겁니다 얼굴을 마주하지 않더라도 직접 대화를 하지 않더라도 우리가 사는 세상에서 비록 한 줄의 짧은 답글이라도 고운 글로 마음을 전하며 읽는 사람에겐 미소를 짓게하는 그런 아름다운 사람들이 더 많아지면 얼마나 좋을까요 오광수/ 글에도 마음씨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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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빙여행] 강원 오지마을 '부연동'


짙은 녹음에 포근히 안긴 부연동 계곡, 졸졸졸 요란한 물살과는 달리 물속은 잇단 태풍으로 산천어를 잃은탓에 바람 잃은 깃발처럼 사뭇 적막하다. 하지만 다행스럽게도 곧 치어들을 방류한다고 하니 어린생명들로 넘실댈 부연동 계곡을 기대해본다.

예년에 비해 일찍 시작된 더위. 시원한 곳이 그리워진다. 산도 좋고 물도 좋지만, 번잡함은 참을 수 없다. 어린시절 시골외가에서 보내던 여름방학 같은 휴가를 다시 누려볼 수는 없을까. 오지로의 여행을 택한다. 강원 강릉시 오대산자락에 위치한 부연동마을이 목적지다.

 

국내 최상의 품질을 자랑하는 토종꿀이 이 곳에서 재배된다. 표고버섯, 곰취나물, 오디, 산나물, 감자 등 무공해 자연산 먹거리와 때묻지 않은 청정함으로 똘똘 뭉친 계곡과 개울이 있다. 재작년부터 연이어 불어 닥친 태풍 루사와 매미로 인해 계곡이 패이고 망가졌지만 최근 복구가 거의 마무리돼 옛모습을 되찾고 있다. 불가능할 것 같은 과거 여행이 가능한 곳이다. 추억을 한 가득 담고 돌아올 수 있는 의미있는 여행이다.

마을에 들어서면 우선 맑디맑은 부연천이 반긴다. 오대산 신배령 문푸레골에서 발원, 양양군 법수치, 어성전을 지나 양양 남대천을 거쳐 동해로 빠지는데, 오염되지 않은 청정수 그 자체다.

20가구 올망졸망 모여 사는 오대산 자락 청정마을

부연토종꿀생산단지. 비싸도 없어서 못판단다.
마을을 가로지르는 냇가를 따라 100여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야영장이 마련돼 있다. 물이 깊지 않아 아이들을 동반한 물놀이에 제격이다. 4㎞ 가량 이어지는 계곡은 산천어 천지였으나 태풍때 모두 사라졌다. 조만간 치어가 방류된다니 산천어가 다시 뛰노는 광경을 머지 않아 볼 수 있을 것 같다.

마을에서 걸어서 1시간 가량 내려가면 조그만 폭포가 나온다. 폭포 아래에 가마솥(釜) 모양의 움푹 패인 연못(淵)이 나온다. 부연동이라는 마을 이름이 유래한 곳이다.

야영장에서 1.5㎞ 떨어진 약수터는 탄산약수로 유명하다. 철분 성분이 많고 탄산 함유량이 많아 맛이 알싸하다. 이 물로 밥을 지으면 색깔이 검다고 한다. 위장활동과 이뇨작용을 촉진, 빈혈이나 변비에 효과가 있다고 한다.

표고버섯재배단지. 참나무에 주렁주렁 붙은 버섯을 보는 것도 재밌다.
부연동마을 주민은 20가구에 60여명. 4㎞ 가량의 도로를 따라 집들이 띄엄띄엄 떨어져있다. 생계를 꾸려나가는 주요 수단은 토종꿀, 표고버섯, 감자, 곰취나물 등의 채취. 모두가 웰빙음식이다.

그 중에서도 특히 토종꿀이 유명하다. 피나무, 음나무, 층층나무 등 벌꿀의 재료로 쓰이는 나무들이 많아 질좋은 꿀을 생산할 수 있는 최적의 조건을 갖췄다. 현재 7가구가 토종꿀을 재배하고 있다. 국내 최초로 품질인증을 받은 꿀이다. 양양 관할이던 이 곳이 강릉으로 귀속된 것도 꿀 때문이었다고 한다.

이 마을 출신으로 20년전 외지에서 다시 돌아와 꿀을 재배하고 있는 강대선(69)씨는 “대다수 꿀은 농협에서 수거해가지만 직접 구매할 수도 있다”며 “1통(2.5ℓ)에 10만원 정도로 양봉꿀의 몇배 가격이지만 없어서 못 판다”고 말한다.

벌꿀과 함께 표고버섯 재배도 주요 수입원이다. 참나무에 주렁주렁 맺힌 버섯은 구경하는 것만으로도 재미있다. 1㎏에 1만~1만5,000원. 감자, 곰취나물, 옥수수 등 무공해 먹거리는 시중보다 비싼 가격에 거래되지만 캐기가 바쁘게 관광객들의 손으로 넘어간다.

전교학생 3명의 부연분교에서 옛추억 회상

신왕초교 부연분교의 학생은 모두 3명. 스타크래프트 게임에 여념이 없다.
작은 마을이지만 학교도 있다. 학생은 모두 3명. 이런 곳의 학생들은 무엇을 하며 보낼까. 궁금해진다. 방해가 되지 않는 선에서 학교를 방문하는 것도 재미있다. 단층 건물에 소나무담장이 둘러싸고 있다. 어디서 본 듯한 분위기다 싶었는데, 몇 년전 모 이동통신회사의 CF배경이 된 곳이라고 한다.

교실에 들어서니 컴퓨터시간이다. 조주형(6학년), 지두현(5학년), 동현(3학년)형제가 스타크래프트에 몰두하고 있다. 오지마을이지만 도시의 학교에 비해 뒤떨어지지 않는 교육시설을 갖추고 있다는 사실이 놀랍다.

모든 정경이 푸근하게 다가온다. 영화속으로 빠져든 느낌이랄까. 시간이 멈춘 곳, 그 곳이 바로 부연동이다.

 

 

출처 :한국일보

 

부연동] 어떻게 가나

가는 방법이 쉽지는 않다. 영동고속도로 진부IC에서 6번 국도를 따라 오대산 방향으로 진행, 진고개정상을 거쳐 오대산휴게소를 지나 횟골 부근에서 좌회전, 59번 국도를 따라 부연동으로 들어간다. 진부IC에서 1시간 가량 걸린다. 아직까지 비포장 국도가 존재한다는 사실이 놀랍다. 4륜구동이면 좋겠지만 일반 승용차가 다닐 수 없을 정도는 아니다. 교행이 불가능한 길 옆은 천길 낭떠러지이니 운전조심!

강릉 주문진에서 하월천리 산길을 따라 가다가 진고개 방향으로 나있는 59번 도로를 이용해도 된다. 어느 길을 이용해도 해발 800㎙이상의 고지까지 올랐다가 내려가야 한다.

마을 앞은 철갑령과 전후재가 버티고 섰고, 뒤로는 신배령과 두로봉이 마을을 감싸고 있다. 어렵게 산길을 넘으면 너른 평지가 한 눈에 들어온다. 수도권에서 가면 진부와 평창을 지나는 길이 빠르지만 행정구역은 강릉시 연곡면 삼산3리에 속한다.

 

 

 

 

 

 

 

 

 

 

 

 

 

 

계곡소리 들으며 야영… 황기 토종닭, 옥수수막걸리 별미


[부연동] 뭘 먹고 어디서 잘까

다섯 가구가 민박을 치고 있으며, 이중 두 곳은 식당을 겸한다. 부연약수터 민박식당(033-661-4133), 부연휴양촌(661-0978). 대표 먹거리는 황기를 비롯한 각종 약재로 삶아내는 토종닭. 옥수수막걸리를 곁들이면 더욱 맛있다. 곰취나물, 감자 등의 반찬이 딸려 나오는 산나물비빔밥도 일품. 4인1실 기준 1박에 3만~4만원 가량. 별도의 화장실과 샤워시설이 없는게 흠.

보다 깨끗한 시설을 원한다면 최근 문을 연 가마소펜션(661-9233)을 찾으면 된다. 1박에 7만원선. 100여개의 텐트를 칠 수 있는 공간이 계곡옆에 있다. 텐트 1동에 1만원선. 여름 성수기에는 마을 입구에서 쓰레기 수거비 명목으로 입장료(2,000원)를 받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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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루 나들이] 경춘선 기차여행

"그곳에 도착하게 되면/ 술 한잔 마시고 싶어/ 저녁때 돌아오는
/ 내 취한 모습도 좋겠네"(김현철 "춘천가는 기차" 중에서).
경춘선 기차여행은 시름을 털어내고 추억을 가득 채워 돌아오는
유쾌한 일탈이다.
주말여행의 불청객은 귀가길에 맞는 교통체증이다. 집에서 멀리 떠날수록 돌아오는 길의 고행도 심해진다. 학창시절 한번쯤 경험했던 기차여행으로 눈길을 돌려보자. 춘천가는 기차, 경춘선을 타고 가는 여행이다. 경춘국도(46번 국도)와 북한강을 나란히 두고 달린다. 차창 가득 펼쳐지는 가을들녘을 오롯이 느낄 수 있다. 가슴 가득 추억을 담아 올 수 있는 경춘선여행코스를 소개한다.
대성리역(031-584-0616)
대학생들 MT명소답게 푸른빛 젊음이 펄떡

청량리역을 출발한 기차가 성북, 퇴계원, 사릉, 금곡, 마석역을 지나, 대성리역에 도착하면서 경춘선 기차여행은 시작된다. 차창밖으로 북한강의 전경이 한눈에 들어온다. 수도권 대학생들의 MT코스로 널리 알려진 북한강변 대성리관광지와 불과 100㎙거리다. 산책로, 야영장, 피크닉장 등을 갖추고 있다. 면적이 8만평에 달한다. 취사도 가능해 경제적인 여행을 원하는 가족 단위 나들이객에게 좋다. 강가에서는 지금도 보트를 즐기는 사람이 적지 않다.
청평역(031-584-0012)
경춘선 여행의 백미, 강태공에게 인기있는 청평호

대성리에서 청평역까지 이어지는 코스는 경춘선여행의 백미로 일컬어진다. 기차아래로 보이는 북한강과 청평호반이 아름다운 전경을 만들어낸다. 여기에 강 건너 화야산의 경치까지 더해서 빚어내는 조화가 예사롭지 않다. 산장유원지, 청평안전유원지 등 야영장이 널려있다.
580만평 규모의 청평호는 수상스포츠는 물론 낚시를 즐기려는 강태공에게도 인기가 있다. 버스로 20분이내 거리에 축령산, 화야산 등 수도권 대표적인 명산들이 즐비하고 영화 ‘편지’의 주무대로 유명한 아침고요원예수목원(031-584-6703)도 멀지 않다.
가평역(031-582-7788)
10분이면 닿는 남이섬, 산책로에서 속삭이던 사랑

가평역을 찾는 관광객의 절반이상은 남이섬(031-582-2181)을 가기 위함이다. 역에서 버스를 타고 10분이면 선착장에 도착한다. 섬둘레에 심어진 자작나무를 따라 걷는 산책로는 젊은 연인들의 데이트코스로 널리 알려져 있다. 드라마 ‘겨울연가’가 이 곳에서 촬영된 이후 동남아 젊은이들이 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관광지중 하나가 됐다. 회전목마, 모노레일, 낭만열차 등 선착장에서부터 놀거리가 널렸다. 섬주위를 일주하는 래프팅과 모터보트의 행렬이 끊이지 않는다.
단풍이 시작되는 10월에는 섬만 바쁜 것이 아니다. 인근 명지산은 고목과 기암괴석과 빚어내는 가을 단풍이 압권. 소요산?함께 수도권 대표적인 단풍산으로 알려져 있다. 용?승천하면서 아홉구비 그림을 빚어냈다는 용추구곡과 수도권 유일한 청정계곡인 적목용소 등도 빼놓지 말아야 할 볼거리.
강촌역(033-261-7788)
아홉빛깔 구곡폭포, 밤바람에 떨어질듯한 별빛

강이 있는 촌이라는 뜻의 강촌은 시골적인 맛을 고스란히 담은 이름. 하지만 일제시대이전, 물가마을이라는 지명이 오히려 운치가 있었던 것 같다. 지명과 어울리지 않게 경춘선 관광객들이 가장 많이 이용하는 역이기도 하다. 강북으로 삼악산, 남으로 봉화산이 병풍처럼 드리우고 있어 수도권 대표적인 관광지로 자리잡고 있다.
역에서 4㎞가량 떨어진 봉화산자락에 위치한 높이 47㎙의 구곡폭포(033-261-0088)는 아홉구비 물줄기가 아홉가지 소리를 낸다고 한다. 내친김에 깔딱고개너머 2만여평의 분지에 형성된 문배마을을 방문하는 것도 좋다. 강건너 삼악안 아래에 있는 등선폭포는 아기자기한 모습이 어우러져 또 다른 볼거리를 제공한다. 폭포에서 정상까지의 길도 험하지 않아 초보 등산객들도 어렵지 않게 오를 수 있다.
남춘천역(033-257-7022)
의암호, 춘천호, 중도, 위도서 호반의 도시 진면목 느껴요

춘천을 왜 호반의 도시라고 부르는 지 알고 싶다면 이 곳에 내리면 된다. 버스로 10분 남짓 거리에 있는 공지천을 시작으로, 의암호, 중도, 위도(고슴도치섬), 춘천호으로 이어지는 춘천의 대표적인 호수공원의 호젓한 분위기를 고스란히 느낄 수 있다. 원래는 소양강과 북한강의 합류지지만 의암댐이 생기면서 호수가 됐다. 얼음이 어는 겨울을 제외하고는 연중으로 각종 수상스포츠를 즐길 수 있다. 곳곳에 위치한 유료낚시터에서 잉어와 붕어를 건지는 손맛을 맛본다면 금상첨화.
춘천역(033-255-6550)
닭갈비 부르고 막국수가 손짓하는 명동골목으로 오세요

경춘선 여행의 종점이자 시작점이다. 때맞춰 춘천국제만화축제가 9~13일까지 수변공원과 애니메이션 박물관에서 열린다.
춘천에 왔다면 빼놓지 말아야할 먹거리. 닭갈비와 막국수다. 춘천역에서 택시로 15분 거리인 명동닭갈비골목에는 20여개의 닭갈비업소가 성업중이다. 요금은 2,000원가량. 어느 곳을 가도 맛있다.
뼈없는 닭갈비는 1인분 7,500원, 뼈있는 닭갈비는 6,000원. 조금 비싸다 싶지만 3명이 2인분을 시켜도 충분하다. 메밀가루를 반죽한 면을 김치나 동치미국물에 말아낸 막국수는 4,000원에 맛볼 수 있다. 이밖에 총떡, 칡국수, 모래무지찜도 춘천이 자랑하는 향토음식.
의암호와 함께 춘천의 대표적 호수인 소양호(033-250-3225)도 반드시 들러야 할 명소. 유람선을 타고 강건너 청평사와 오봉산을 오르면 호수와 산을 동시에 즐기는 두가지 재미를 만끽할 수 있다. 입장료와 도선료를 합해서 5,000원.
그 밖의 간이역
가평역과 강촌역사이에 있는 경강역(033-263-7878)은 영화 ‘편지’에서 최진실과 박신양의 만남의 장소로 알려지기 시작했다. 강촌역과 남춘천역 중간의 신남역(033-261-7788)은 드라마 간이역의 촬영지로 유명해진 곳. 역의 규모가 크지는 않지만 소담하고 맛갈나는 분위기를 간직하고 있어 전형적인 시골 간이역의 모습을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가는 길
청량리역에서 매일 오전 5시25분 부터 오후 10시30분(무궁화호)까지 하루 20차례 운행한다
운두령과 진고개 중심의 드라이브 코스 둘

고개에 오르니 운무 속에 두메산골이 잠겼네

운무낀 진고개 가는길. 오대산에서 강릉으로 곧바로 넘어가는 길이다.


오대산국립공원 일대는 월정사와 상원사 등 유서깊은 사찰과 방아다리,상봉,송천 등 이름난 약수, 운두령 넘어 내린천으로 이어지는 두메산골의 정취, 최고 피서지 소금강이 어우러져 가족을 동반한 여행지로 손색 없는 곳이다. 길 또한 웬만한 곳은 포장이 되거나 다듬어져 있어 승용차로 접근하는 데 어려움이 없다.
진부를 기점으로 운두령 방면의 오대산 서부와 진고개 방면의 오대산 중북부의 드라이브 코스를 집중 소개한다
.

여행 길잡이


확장 공사후의 영동고속국도는 체증이 풀린 듯 시원스럽다. 평일이라 날아갈 듯 질주하는 차들과 섞여 진부로 달린다. 원주, 둔내, 가산 이효석의 생가가 있는 봉평으로 통하는 장평인터체인지도 지난다.
몇 년 전인가 메밀꽃이 흐드러지던 9월, 봉평에 갔던 차에 가산 선생의 생가를 들렀다가 깜짝 놀랐다. 휴가철 6번 도로의 체증을 해소한다며 생가 앞은 4차선 도로 확포장 공사로 온통 아수라장이었다.
지금쯤은 시골의 한가로움은 전혀 찾아볼 수 없겠지. 상념에 빠지는 동안 이내 속사인터 체인지다. 오대산지척에 와 있다.

오대산을 처음 올랐던 게 벌써 15년 전인가. 기억이 희미하다. 오대산 종주가 목적이었던 그때 월정사와 상원사까지 먼지 날리며 걷던 일과 태풍 속에서 강행한 위험천만한 소금강 하산길 장면만 퇴색한 사진처럼 떠오른다. 운두령에 올라보면 먼빛으로 오대산이 보일까.
70년대 초중학생 '문화영화' 주인공으로 등장하던 '이승복'기념관을 지난다. 운두령 가는 길은 감자밭과 하얗게 꽃 핀 감자꽃 천지다. 그런 강원도의 풍경에 넋을 잃어 갈쯤 '감자꽃 필 무렵'이란 간판을 붙인 카페가 나타나 난데없는 폭소를 터뜨리게 한다. 하지만 뭐 어떠랴. '메밀'이 '감자'로 둔갑하는 것쯤이야 손님을 끌기 위한 애교로 봐줄 수도 있지 않은가.

삼봉약수로 가는길의 56번 국도의 꽃길. 저 꽃이 외래종인 멕시코해바라기 대신 우리 들국화였으면 얼마나 좋을까.

식당과 민박집이 띄엄띄엄 보이는 운두령 가는 길은 고즈넉하다. 해발 1089미터의 운두령. 오늘도 역시 비가 온다. 이번엔 소나기다. 운두령쉼터의 팔각정에 앉으니 고개를 향해 '적군처럼 진주해오는' 운무에 온몸이 움츠려진다. 기실 운두령에서는 오대산의 얼굴을 볼 수가 없다.
그저 오대산 물 먹고 둥지를 튼 산골 동네를 내려다 보는 것만으로 오대산이 베푸는 안온함을 느낄 수 있으면 족하다. 운두령이 살가운 느낌을 주는 이유는 어쩌면 오대산을 닮은 두여인이 상주하고 있기 때문이기도 할 것이다. 움막 같은 운두령쉼터. 비포장의 세월부터 11년째 이 고개에 소박한 쉼터를 낸 그이들은 비온 날에 만나면 더욱 온기가 느껴진다.
고개 넘어 홍천의 자운리에 사는 쉼터 주인에게서 이 골짝 저 골짝 내력을 듣다 보니 어느새 비가 멎고 운무가 걷히기 시작한다. 평창과 고개 하나를 사이에 둔 홍천땅은 훨씬 한가롭다. 그 풍경은 꼭 하루중 가장 나른한 3~4시 무렵, 닭우는 소리를 들었을 때의 기분 같은 것이랄까. 어서 빨리 내린천에 가서 발을 담가야겠다는 생각이 솟구친다.

월정사 일주문. 일주문을 마주 대하면 마음이 저절로 숙연해진다. 그런 다음 걷는 전나무숲길은 사색의 길이다.

56번과 446번이 갈라지는 내린천 드라이브 코스의 입구. 내린천은 이제 끝장났다고 얘기하는 이들이 많다.
인공이 가미되지 않았던 내린천의 제모습을 기억하는 사람들은 특히 그렇다.
도로가 열리지 않고 걸어서야 당도할 수 있었던 강가 비포장길.
인제 상남으로 이어지는 446번 도로가 바리케이드에 막혀 더 이상 나아갈 수 없는 곳에 이르면 개인산의 높다란 턱이 눈 앞을 가로막는다.
그곳에서 고개를 왼쪽으로 꺾으면 중세의 그림 같은 살둔산장이 서있다.
어떤 이는 일년에 꼭 며칠씩 들어와 그곳에 웅크리고 있다가 도회지로 돌아가곤 한다고 한다.
이끼를 덮어놓은 듯 청록빛 함석지붕 안에서 하염없이 내린천을 바라보며.

포장이 되고 멋없는 민박집이 들어섰어도 내린천은 여직 아름답다는 데 이의를 제기한 사람은 없다.
구불구불 흐르는 사행천이 빚은 뼝대. 영월의 동강에 못지 않은 비경을 간직한 내린천 저 건너편으로 강마을 야현골이 유혹한다. 발을 돌리기가 서운하다면 지척인 삼봉약수는 다음날로 미뤄도 괜찮다.
한가로운 내린천 가를 배회하고 이 골짝 저 골짝을 기웃거리다 산골의 개구리 소리를 들으며 잠들어 보는 것이 어디 아무때나 할 수 있는 일일까.

운두령 ~내린천 ~삼봉약수 코스에서 두메산골의 한가로움을 느껴본다면, 오늘 월정사와 상원사를 거쳐 진고개 넘어 소금강까지는 사람이 제법 복작거리는 관광지이다.
그러나 이곳을 보지 않고서는 오대산을 다녀갔다고 할 수 없으리라. 방아다리약수터에서 목을 축이고 마음을 가다듬고 월정사로 든다.

운두령에서 내려다본 홍천 창촌리의 전경.꽃밭이 이채롭다.
강원도의 구황채소였던 감자. 6~7월이면 새하얀 감자꽃이 피어 들판을 가득 메운다.

일주문을 마주 대하면 늘 마음이 숙연해진다. 그래서 저도 모르게 전나무 숲길을 사색에 잠겨 걸어가게 된다.
요즘 절은 어디를 가나 불사로 어수선하다. 월정사 역시 마찬가지다.
걷기를 마다하는 관광객들을 위해 대웅전 앞까지 차로 드러갈 수 있도록 하자니 여기저기 손볼데가 많아지는 것이다.
국보와 보물로 지정된 팔각구층석탑과 석조보살좌상을 본 후 성보박물관에 들어가 본다.
대개의 박물관들이 그러려니 했던 선입견과는 달리 월정사와 상원사의 내력을 상세히 알 수 있어서 들러보길 참 잘했다 싶다.

오대산 월정사로 드는 그윽한 전나무숲길. 숲길 중 25미터 구간에 400~500년생 나무가 아홉 그루가 있었다는 아홉수에 관한 안내문도 만날 수 있다.


상원사는 외부인 출입금지 안내판이 곳곳에 서 있는걸 보면 하안거에 들어간 듯하다. 상원사로 가는 동안 내내 지허스님의 '산중일기'를 생각했다.
서울대 출신의 지허스님이 상원사에 1년을 머무르면서 선방의 생활과 정진의 고뇌를 담담히 기록한 일기를 엮은 그 책은 6.25 후의 상원사의 모습을 얼핏 다큐켄터리처럼 전해주었다.
그러나 개울을 수없이 건너고 독가촌이 드문드문 눈에 띄었다는 옛 상원사 가는 길의 정취는 이제 찾아볼 수 없다.

상원사에서 처음 만나는 것은 주차장 입구에 선, 세조대왕의 옷을 걸쳤다는 관대걸이다. 스님에게 예불시간을 알려주었을 종소리는 어떠했을까.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비천상 조각미가 극치라는 이 동종은 애석하게도 바람도 통하기 힘든 어두컴컴한 비각에 갇힌 신세다.
영산전에 올라서면 연꽃 형상의 오대산 산세가 눈에 들어오니 상원사가 870미터 가량 되는 높고 깊은 산중의 절임이 실감난다.
높은 곳에 있어 겨울이 더 빨리오고 유독 길고 추웠던 상원사에서는 '김장울력'이야말로 겨울 채비의 가장 큰 일거리였다니.

세조대왕이 친견했다는 문수동자상을 모신 청량선원도 출입금지다.
스님두분이 기지개를 펴며 선방에서 나온다. 공양과 역간의 휴식 시간, 취침시간을 빼면 죽비소리에 맞춰 정진에 정진을 거듭하는 하안거중인 스님들.
상원사는 지금도 이름난 참선도량이다.
상원사를 내려오는 길에는 오를 때 지나친 부도밭을 꼭 들러볼 일이다.
6.25전쟁때 진화 될 뻔한 상원사를 몸으로 막아 지킨 방한안스님을 비롯해 탄허스님, 의찬스님 등 상원사를 살찌운 스님들의 자취를 이곳에서나 더듬어볼 수 있다.

두메산골 풍경을 간직한 내린천의 비경.

청량한 마음 되어 이제 오대산 한가운데를 관통하는 6번 도로를 따라 소금강으로 향한다.
진고개에 다다르자 또다시 운무가 몰려온다.
역시 백두대간은 백두대간이다.
오대산 첫산행때, 우리 동료들은 폭우를 뚫고 비로봉에서 동대산을 지나 이 진고개를 넘었다.
한창 을씨년스럽기 그지없었던 진고개 산장에 짐을 풀고 코펠에 빗물을 받아 밥을 지어 먹었던 15년전.

그리고 그 곳에서 평생 잊지 못할 폭우 속의 소금강으로 하산을 감행했던 것이다.
때로 기억은 여행을 더 즐겁게 한다. 그때 폭우속에서 본 구룡폭포는 잘 있는지.
소금강을 거슬러 오른다. 소금강을 계곡은 축축하다 못해 냉기가 감돈다.
그리고 저 계곡끝 노인봉산장을 지키는 성량수 노인의 껄걸 웃음이 들리는 듯해 고개를 드니 어느새 구룡폭포가 눈앞에 와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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