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 우리 집에 왔을 때 녀석의 모습이다. 작은누나네 옆집에서 밥을 얻어먹던 녀석이다. 주인의 사랑을 못 받아 늘 작은누나네 집에 와서 마음을 붙이고 살다시피했단다. 어느 날 작은누나가 ' 엄마 모시고 닭죽 먹으러 와라' 하여 엄니랑 늦은 오후 찾아갔다. 녀석, 우리가 차에서 내리는데 초면인데도 반갑다고 바짓가랑이에 몸을 비벼대고 아양을 떨어 " 오~ 너 누구니~? 우리 집에 가서 할머니랑 친구하고 살래? " 했더니, 누나네 집에서 고양이 주인에게 이야기를 전해 그날 밤 목욕 재개하시고 우리 집에 업동이로 온 녀석이다. 총명하고 말귀도 잘 알아듣고 생활습관도 교육이 잘 된 아주 모범적인 녀석이었다.

♡ 거실 장에 들어가서 무슨 생각에 잠겨 있는지 표정을 굳힌 채 뭔가 뚫어져라 바라보고 있다. 귀여운 녀석.^^ 2010년 5월 3일 작은누나네 집에서 우리 집에 와서 며칠 지낸 뒤 모습이다. 아직 어린 티가 난다. 이 해 두 살이었지 싶다. 그러니까 2009년 늦가을이나 겨울에 태어났지 싶었다. 아직 살아있다면 올해 열여섯 살. 고양이 평균 나이로는 100세가 넘을 시기인데, 아직 떠돌아다닐까? 하늘에서 엄니와 다시 만나 그리운 정 나누길 바란다. 하늘에서 삼촌이랑 할머니랑 꼭 다시 만나자. 그리운 녀석.ㅠㅠ

♡ 형아~, 나 잘랑게. 깨우지 마쇼~잉~. (위 사진을 찍은 뒤 제법 자라서 이젠 어엿한 성년 고양이 티가 난다. 늘 울 엄니 주무시는 자리에 떡~ 하니 자리하고 누워 주무셨다. 엄닌 유치원 아이처럼 이부자리를 잠시 사용하지 않을 때도 늘 가지런히 개어 놓으시곤 했다. 녀석이 잠이 들면 수건을 접어 베개로 받쳐주면 녀석은 천연덕스럽게 그대로 잠을 자곤 했다.

♡ 형아, 나 잘테니까 깨우지 말라고 그랬지! 냥이 첨 보냥~ 첨 봐~? 아이고 무서붜라~~~ㅋㅋㅋ

♡ 아침마다 찾아와 냥이랑 기싸움하는 까치 녀석들. 어떤 날은 유리창을 발로 차며 달려들어 마구 짖어댄다. 그럴 때마다 냥이 녀석은 자존심이 상해 베란다에서 마냥 기다려 보지만, 까치가 들어올 리 없으니 헛짓이다. 그럼에도 고양이 본능을 숨길 수 없었는지 베란다 하단에 몸을 낮추고 숨어 마냥 노리고 쳐다보곤 했다.

♡ 식수로 옥수수 차를 끓인 뒤 남은 알갱이를 새들에게 먹이려고 늘 베란다 선반 위에 올려놓으면 아파트 주변에 사는 텃새들이 날아와 맛있게 먹고 간다. 위에 까치 녀석들도 이 옥수수 때문에 냥이와 영역 다툼을 벌이며 시끄럽게 하는 새들 중 한 무리다.

♡ 녀석, 내가 주방에서 일할 때는 식탁 의자 밑에 엎드려 기다릴 줄 아는 아주 착한 녀석이었다. 이 모습은 어느 날 엄니가 점심상을 차린다고 큰누나가 가져다 준 멸치 볶음을 냉장고에서 꺼내 뚜껑을 열어놓고 정신 없이 이런저런 반찬을 차리는 사이 녀석이 엄니 몰래 모두 먹어 치운 뒤 내가 집에 들어가서 낌새가 수상해 목소리를 키워 '네가 멸치 훔쳐 먹었지' 하고 다그치자, 얌전히 엎드려 눈치만 살피고 있는 모습이다.^^ (이날 에피소드를 <아! 멸치야 어데로 간노~> 라는 제목으로 일기 글을 남겼다.ㅎ

♡ 울 엄니, 냥이가 잘들 때면 고개 아프다고 수건으로 베개까지 만들어 받쳐주면 녀석은 아기처럼 베고 잤다. 울 언닌 나보다 고양이를 더 위하며 아껴주었다. 하늘에서 할머니와 꼭 다시 만나 다음 세상에서는 삼촌이랑 더 좋은 곳에서 알콩달콩 살아가자꾸나. _()_

♡ 주방 앞에서 멸치 달라고 아양떠는 모습이다. 내가 집에 들어가면 학습이 되어 꼭 멸치를 달라고 나뒹군다. 녀석의 식탐 중 하나인 국 멸치를 사오면 국물용보단 녀석의 심심풀이로 주는 간식용이 훨씬 많았다.ㅎㅎ

♡ 언젠가 하룻밤 이웃 아파트 화단에서 외박을 하더니 그곳에 살고 있는 냥이와 무슨 썸씽이 있었는지 집에 돌아와 온종일 잠만 잤다. 오랜만에 낭자 냥이와 회포(?)를 진하게 풀었는지. 녀석 찾아가니 집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떼를 쓰기도 했다. 내가 그 맘을 알지. 이웃 아파트 화단에 노란 줄무늬 암코양이가 살고 있다. ㅎㅎㅎ

♡ 2010년 9월 하순- 엄니랑 전국 일주 여행으로 안동에서 열린 국제탈춤축제를 보고 중앙고속도로를 타고 춘천으로 돌아오는 차 안에서 담은 모습이다. 이때 늦은 밤이었다. 발채에 붙어 잠을 청하기에 어쩌나 보려고 창문을 살짝 열어 쏴~ 하는 바람소리가 귀청을 찢으며 찬바람이 몰려 들어오자, 녀석은 자다가 놀라 혼비백산 뒤로 도망치는 모습을 보고 얼마나 웃었던지... 지나고 보니 다 미안하고 마음아리다. ㅠㅠ

♡ 2011년 6월 현충일 연휴 2박3일 여행길에서 봉평 허브나라 계곡으로 들어가며. 길가에 늘어선 카페와 펜션에서 반짝이는 조명등 분위기에 호기심이 발동했는지, 녀석은 가는 내내 창가에 매달려 창밖 야경에 눈을 떼지 못했다.

♡ 2011년 현충일 연휴- 봉평 허브나라 계곡 옆에 차를 세우고 차 안에서 1박을 했다. 녀석은 주인의 품이 이렇게도 좋은지 내 발을 베고 잠이 들었다. 고양이를 키우며 개처럼 살갑고 주인을 잘 따르며 말귀를 알아듣는 고양이는 처음 봤다. 그래서 녀석이 집을 나간 뒤 마음이 더 아팠다. 엄니도 한동안 잊지 못하고 보고 싶다고...ㅠㅠ

♡ 2011년 현충일 연휴. 오전 일찍 봉평 허브나라 농원을 둘러보고 잠시 휴식 겸 간식 타임을 갖기 위해 차로 돌아오니, 녀석 차 안에서 기다리다 반가움에 울 엄니 발을 베고 누워 여시를 떤다. 울 엄니 대견하고 귀엽다며 흐믓해하시는 모습이다. 간밤에 차 밑에 들어가 흙을 밟고 다녀 온몸에 흙먼지가 꼬질꼬질 묻었다. 아우~ 밤에 밖에서 차에 들어오지 않으려고 속썩이던 모습을 생각하면 그냥 목줄을 풀어 '그래 네 멋대로 살아봐라!' 하고 싶었는데. 그래도 울 엄닌 나보다 고양이를 더 위하셨다.ㅎㅎ 이젠 모두 내 곁을 떠나 그리움만 가득하다. ㅠㅠ (2011년 현충일 연휴 여행- 봉평 허브나라 농원 옆 그늘 차 안에서)

♡ 봉평 허브나라에서 나와 강릉단오제를 관람하고 그날 밤 삼척으로 향하며. (2011년 현충일 연휴 여행길에). 정동진을 거쳐 해안 길을 따라 가는데, 녀석 뒷자리에 있더니 슬그머니 앞자리 가운데 테이블 시트에 잠시 앉아 있더니 무슨 생각이 들었는지 또다시 운전석 앞 계기판 위까지 올라가 창밖을 바라보며 갔다. 암튼 웃기는 녀석임엔 틀림없다. 동물농장에 출연해도 될 만큼 정말 호기심도 많고 웃기는 녀석이었다.ㅎㅎㅎ

♡ 2010년 추석 연휴 전국 일주 여행 때. 울 엄니와 동행하는 냥이 녀석. 충북 제천 시내 2010 한방바이오엑스포장으로 향하며. 앞자리 가운데 테이블 시트 위에 앉아 뭔가 골똘히 바라보고 있는 냥이 녀석. 늘 이런 모습으로 엄니와 동행하는 여행길에 따라다니곤 했다.

♡ 여행중 행사장 입장할 때나 식사 시간에 " 차 안에서 기다리고 있어 " 하면 사료를 먹고 꼭 운전석에서 기다리곤 했다. 참 대견한 녀석이다. 차 안에 간이 화장실로 쓰라고 마트에서 과일 사올 때 남은 투명 프라스틱 상자를 놓아두면 그곳에 응가를 하고 엄니와 내가 점심을 먹고 돌아올 때까지 혼자 기다리는 아주 예쁜 녀석이다. 집에서도 화장실에 가서 똥,오줌 가려 누고. 벽지도 긁지 않고 참 총명한 녀석이었는데. 2010년 9월 제천 한방바이오엑스포장 주차장에서 나를 기다리며- 녀석은 꼭 내 자리인 운전석에서 기다리곤 했다.

♡ 2010년 9월 안동 세계민속탈춤축제장 뒤 잔디밭에서 하룻밤 차박 겸 야영하며. 잠시 휴식 시간에 녀석은 출입문 앞에서 의젓하게 기다린다. 축제장을 찾은 사람들, 특히 아이들이 '귀엽다'며 많이 데리고 놀았다. (2010년 9월 안동 세계민속탈춤축제장- 안동문화예술회관 뒤편 잔디밭에서 하룻밤 차에서 야영하며)

♡ 2011년 10월14일 오후 5~6시 사이. 엄니가 현관문을 정신없이 잠시 열어놓은 사이 녀석이 가출하여 전단까지 붙여가며 한 달여 찾았지만, 녀석은 끝내 집으로 돌아오지 못했다. 녀석 아직 살아있을지. 이젠 모두 그리운 추억만 남긴 채 가슴에 그리움과 아픔으로 남았다. 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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