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가을날, 어머니와 함께 베란다에 나와 '해바라기'를 하다가 담은 집 앞 호숫가 풍경입니다. 여름밤이면

강둑에 나가 돗자리 펴고 어머니랑 별바라기 하며 어린 시절 고향 이야기를 나누곤 했던 추억이 그립습니다.

어머니 들리시나요? 기억나세요?  이 막내와 강둑에 누워 별빛을 바라보며  조잘대던 옛날이야기들을...ㅠㅠ

 

  2013년 추석 연휴, 어머니랑 전국 일주 여행 중 봉평 이효석문화마을 메밀밭 둘레길에서 어머니와 찍은 마지막 사진입니다. 어머니는 다음날 여행 경유지인 경북 안동에서 뇌동맥 출혈로 쓰러지셔서 안동병원 응급실로 긴급 후송되셨지만, '회생 가능성 10%도 안 된다'는 담당 의사의 말을 듣고 다시 엠블런스를 타고 새벽녘 춘천 성심병원으로 올라오셔서 만 24시간 만에 어머니는 이 못난 막내를 홀로 남겨두고 한(恨) 많은 삶을 마감하셨습니다. 어머니 보고 싶습니다. 사랑합니다.♡

 

 

 

그곳에 가면

 

 

 

 

어머니!

천국으로 오르는 길이 있다면

제게도 가르쳐 주세요

수억만 개의 계단과

수천만 개의 비밀의 문 있어도

오르고 싶습니다.

 

그날, 어머니가 좋아하시던

찐 옥수수와 고구마를

어머니가 아끼시던 삼십칠 년 된

낡은 양은 냄비에 담아

여름이면 해당화 핀 고향 마을

우물터 샘물을 길어

삼백예순 날이 하루같이

백 년이 달포같이

천 년이 되고 만 년이 되어도

기다려 주신다면

꼭 오르겠습니다.

 

별빛이 흐르는 밤이면

어머니와 집앞 호숫가 강둑에 누워

어린날의 꿈을 그리며 바라보았던

보름달 계수나무 아래서

한숨 눈을 붙인 뒤

오르고 또 오르겠습니다.

 

어머니!

그때 두레박을 내려주세요

그리고 그곳에서

꼭 한 번

어머니를 힘껏 안아 드린 뒤

선녀와 큰절 한 번 올리고

어머니 품에 안겨

딱, 한 번만이라도

" 엄마, 사랑합니다 " 라고

말해보고 싶습니다, 어머니!

 

2014.10.07 밤

 

 

 

  
  어머니가 하늘로 떠나신 뒤 마음의 짐이 한으로 쌓여 끄적여보았습니다. 마음은 늘 "엄마 사랑해~" 하고 말해주고 싶었는데, 왜 그리 그 말이 입에서 잘 떨어지지 않았는지 두고두고 한으로 남습니다. 어머니가 몸이 불편해 휠체어에 타시거나 차에 오르시거나 또는 집에서 목욕하실 때 등 어머니를 안아드릴 기회는 많았지만, 진심으로 사랑의 감정을 느끼며 감사하는 마음으로 어머니를 따스하게 안아드린 적은 단 한 번도 없었으니...

왜 이리 못난 모습으로 살아왔을까 싶은 생각이 미치면 마음은 한없이 저립니다. 어머니에게 크게 마음 아프게 한 적도 없는데, 왜 그 말 한마디가, 그 포근하게 한 번 안아드리지 못한 것이 한으로 남을까요? ㅠㅠ

 

   

   https://www.youtube.com/embed/KO1Lu4JUurM

 

  지난 2009년 어린이날 연휴, 어머니랑 정선에 가서 뮤지컬을 본 뒤 정선아라리를 부른 주인공과 기념사진도 찍었다. 주인공은 2012년(?) 전국노래자랑 연말 결선에서 대상을 차지한 뒤 정선아라리 전수자로 거듭났다. 어머니 고향이 대관령 눈꽃마을이라 지역 정서가 같은 정선아라리를 아주 좋아하셨다. 어머니 세대의 삶이 오롯이 담긴 정선아라리는 그 세대들이 살아온 역사이자 한과 애환이 서린 구전민요이다. 어머니는 정선아라리를 즐겨 부르셨다. 어머니가 살아오신 삶이 곧 정선아리리다. 정선아라리만 들으면 그리움에 눈물이 난다.

 

출처: https://www.youtube.com/embed/FfZCskYBjME (김영임 명창의 정선아리랑 바로 듣기)

 

  어머니가 좋아했던 정선아리랑. 김영임 명창의 정선아라리는 언제 들어도 어머니 세대가 살아온 삶의 애환이 목소리에 녹아 있어 정선아라리만이 갖는 깊은 맛(恨)을 느낄 수 있다.

 

  우리의 국악은 언제 들어도 가슴으로 다가온다. 한국인의 애환을 담은 민요는 곧 우리 민족의 魂이나 다름없다. 김영임 명창은 하늘이 내려준 선물이다. 같은 세대는 아니지만, 생의 한 구간에서 김영임 명창을 만날 수 있다는 것은 내 인생의 행운이다. 그녀의 목소리는 뭔가 끊어질 듯 끊어질 듯하면서도 끈끈한 한(恨)을 담아 잇는 타고난 목소리여서 그 누구도, 특히 아리랑을 표현하는 데는 다른 이와 비교하거나 추종을 불허하는 국보급 명창이다. 전 세계를 돌며, 주한 외국사절 앞에서 우리 민족의 정체성을 보여주는 김영임 명창의 정선아리랑은 세계 그 어느 음악과 비교해도 전혀 손색없는 훌륭한 음악이다.

(편집 옮긴 이 추가)

+ Recent post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