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장문의 일기글입니다. 인내를 요구하기에 바쁘신 분들은 읽기를 멈추고 되돌아가기를 클릭해 주세요 ^^

 

* 엄마 하늘나라에도 이 막내가 보이시나 *

 

 

   엄마가 한마디 말도 못 한 채 내 곁을 훌쩍 떠난 지 벌써 넉 달이 되었다. 현관문을 들어서면 아직도 어디선가 엄마가 고개를 내밀고 내가 돌아오기만을 기다리고 계실 것 같아  "엄마~ 뭐해~ 집에 왔는데. 막내 집에 왔네~ 막내가 집에 왔다고~. 엄마 어디 있어~? " 하며 안방 문을 열고 보이지 않는 엄마를 찾으며 왈칵 울음을 터트리던 날들. 하루 이틀, 100일이 지나고 멈추고 싶은 계절은 자꾸 멀어져 갔다.

 

  눈물방울을 뚝뚝 떨구듯 나무들도 하나둘 잎을 떨구고 계절은 어김없이 흘러 하얀 설원이 덮인 망각의 숲으로 나를 이끌고 있다. 하지만 생전의 엄마와 그 어떤 일도, 그 어느 곳에서도 늘 엄마와 함께했기에 내가 어디에 있든, 어디를 가든 엄마의 흔적은 눈에 밟힌다. 심지어 화장실에서도 엄마 목욕을 시켜드리며 나누었던 일들이 떠올라 눈물짓곤 했다. 내 기억 속에 묻혀 있는 엄마와의 추억을 조금씩 조금씩 지우려고 해도 시간이 흐를수록 엄마의 모습은 더 또렷이 살아났다. 아무리 잊으려고 애를 써봐도, 슬픔을 억누르며 마음을 돌려봐도 뼛속까지 사무친 그리움을 털어내기엔 아직은 역부족이다.

 

  그래서 뭔가 내가 좋아하는 일에 미치도록 빠져보면 엄마가 보고 싶은 그리움을 덜어낼 수 있지 싶었다. 사색하고 끄적거리며 남기고. 그것이 글이든 사진이든 내가 즐기는 취미 중 가장 좋아하는 일이어서 평소 언젠가는 좀 더 자유로운 마음으로 문예창작학과에 진학해 공부하고 싶었다. 며칠 인터넷 검색을 하며 여러 학교에 개설된 문예창작학과를 알아봤다. 그중에 일하는 틈틈이 글쓰기를 즐기며 공부할 수 있고 졸업 후 재능을 살려 농촌학교 방과 후 교실이나 문화센터에서 독서 지도, 동화구연, 글짓기 봉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증을 수여하는 학교를 찾아냈다.

  그런데 막상 학교와 학과를 찜해 두고도 내내 걱정과 갈등이 가시실 않았다. 아무리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살리는 공부라곤 해도 공부하는 때가 있기 때문이다. 학교 문을 나선 지 어언 20여 년이 훌쩍 지났는데 할 수 있을까 싶었다. 기억력과 집중력은 접어두고라도 주경야독하는 환경에서 체력과 정신력이 버텨줄 수 있을지 좀처럼 용기가 나지 않아 며칠 고민을 거듭했다. 원서 마감 몇 시간을 남겨 두고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가 부랴부랴 응시원서를 작성한 뒤 편입 서류도 동사무소 긴급 팩스로 공증받아 우편으로 제출했다.

 

  서울디지털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내가 맨땅에 헤딩하듯 지원한 학과다.

사이버 대학교로는 유일하게 내가 원하는 순수 문예창작학과였고 비교적 인지도와 평판도 좋았다. 무엇보다 학과의 특성상 일하면서 공부할 수 있는 학문이라 좋았다. 직업인 자동차를 공부하기 위해 오프라인 학교에서 죽기보다 싫은 기숙사에 처박혀 하루 7~8시간 스파르타식 수업을 들을 때보다 오히려 자유롭게 시간을 정해 마음 편하게 공부할 수 있지 싶었다. 또 커리큘럼(교과 과정)이 난해한 이론 위주의 수업이 아닌, 기성작가나 학생들이 제출한 작품을 다양한 문학 장르에서 다년간 경험을 쌓은 교수진이 직접 첨삭하며 창작기법을 지도하는 것이 마음에 들었다.

 

   막상 내가 원하던 대학과 학과여서 주저 없이 응시원서를 제출했지만, 워낙 많은 지원자(특히 여학생 지원자가 많다고 했다)가 몰리는 학과여서 처음 신입생 응시원서를 쓰곤 내심 불리할 것 같았다. 결국 망설임 끝에 전공과목 중 내게 어려운(흥미가 적은) 과목은 피할 겸 등록금도 좀 아낄 목적으로 다시 편입학 지원서를 제출했다. 그리곤 자포자기 심정으로 며칠 밤잠을 설쳐야 했다. (나중에 알았지만, 편입학은 더욱 불리하다고 했다.)

 

   어린 시절부터 책 읽고 끄적이고 그리는 것을 좋아했던 나는 지금도 그 버릇이 남아 휴대폰에 일기를 쓴다. 참 좋은 세상이다. 연필이 없어도, 노트가 없어도 언제 어디서나 휴대폰에 자신의 감정과 느낌을 글로 옮길 수 있으니 말이다. 굳이 일기만을 끄적이는 건 아니다. 삶이 주는 희로애락을 순간순간 느낌이 다가오는 그대로 어린아이가 벽에 낙서하듯 옮겨 놓는다. 때론 시처럼, 수필처럼, A4용지 몇 장 분량의 단편소설처럼 장문이 되기도 한다. 길을 가면서도, 차 안에서도, 잠자리에 누워서도, 심지어 화장실 변기 위에 앉아서도 일기를 쓰며 눈물을 흘리거나 히죽히죽 웃으며 머릿속을 스치는 이야기가 손끝에 묻어날 때면 난 늘 즐겁고 행복하다.

 

   설렘과 걱정스러움으로 지낸 며칠 뒤 합격자 발표가 있는 날이었다. 오후 2시 정각에 합격자 발표를 한다고 했다. 생사가 걸린 일도 아닌데 괜스레 아침부터 일손이 잡히지 않았다. 컴퓨터 앞에 앉아 발표를 기다리는 시간만 초조하게 기다리니 온갖 잡념이 머릿속을 꽉 채웠다. 만약 떨어지면, 그냥 지금처럼 차나 고쳐야 하나! 뭐 별수 있겠어 송충이가 솔잎을 먹어야지! 아니면 이참에 이민이나 가버릴까! 해외로 봉사활동이나 가버릴까! 그럼 엄마와의 약속은 어떻게 하지?

 

-엄마와의 약속은 이렇다-

 

지난가을 엄마 장례식을 치른 후 마음속으로 엄마와 굳은 약속을 했다. 그동안 엄마와 지내며 써놓은 일기를 어느 가을날 단풍이 곱게 물든 집 앞 강둑에서 '시화전을 꼭 열어드리겠다'고 다짐했었다. 이 약속은 엄마 살아계실 때 엄마에게 꼭 보여드리고 싶었던 일이었다. 그런데 엄마가 추석 연휴 전국 일주 여행 중 갑자기 뇌출혈로 쓰러진 뒤 병원 응급실에서 만 하루 만에 하늘로 훌쩍 떠나버려 엄마에게 약속을 들어드릴 수 없게 되어 늘 죄스러운 마음이었다.

 

그뿐만이 아니다.지난해 7월 KBS 인간극장의 모 작가가 어머니와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내 개인 블로그를 돌아보고 연락을 했다. "블로그를 돌아보니 어머니와 살아가는 모습이 정겹고 왠지 모를 따스함과 마음이 편안하게 정화되는 느낌을 받았다."며 좀 더 취재하고 싶다고 했다. 그땐 무더위가 시작되고 장마철이라 비도 계속 내리고 무엇보다 엄마의 몸 상태가 5월부터 많이 안 좋을 때였다. 그래서 작가에게 '날씨가 선선해지고 엄마의 컨디션이 좋아지는 10월쯤에 다시 생각해 보자'고 했다. 그런데 엄마가 그 한 달을 못 버티고 하늘로 훌쩍 떠나시게 되어 안타까움과 진한 아쉬움이 남았다. 좀 더 살아계셨더라면, 아니 한 달만 더 살아계셨다면 엄마 모습을 영상으로 담아 보여드리고 엄마가 그리울 때마다 두고두고 보았을 텐데. ㅠㅠ

 

  그때 작가에게 '그동안 엄마와 지내며 써놓은 일기 글을 집 앞 강둑에서 시화전을 열어드리고 싶다'고 했더니 "그럼 저희도 프로그램을 위해 더 좋은 일이죠." 하며 좋아했다. 어디 그뿐일까. 엄마가 보는 앞에서 직접 피아노를 치며 '어머니 은혜'도 불러드리고 엄마가 좋아하시는 '아리랑 씨리즈'도 함께 불러보고 싶었다. 또 엄마랑 아파트 베란다에 나와 호수를 바라보며 '해바라기'를 할 때 가끔 흥얼거리며 즐겨 불렀던 김종환의 '사랑을 위하여'도 불러드리고 싶었다.

 

   "이른 아침에 잠에서 깨어 너를 바라볼 수 있다면 물안개 피는 강가에 서서 작은 미소로 너를 부르리."김종환이 부른 노래다. 엄마와 함께 베란다에서 해바라기를 하며 이 노래를 부를 때면 세상에 더는 바랄 게 없이 마음이 평온해지며 온몸에 행복한 힘이 솟아나곤 했다. 노랫말이 내가 사는 곳 분위기에 정말 잘 어울리는 아름다운 시어 같아 십여 년 전 서울에 사는 음대에서 성악을 전공한 IY이가 춘천에 놀러 왔을 때 같이 호숫가강변에 앉아 저녁노을이 물든 하늘 아래 조약돌을 던지며 이 노래를 불러주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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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입학안내 전단지...
20여 년이 흐른 지금
내겐 모두 생소하다.
  ♡ 책상 앞에 앉아 이런
저런 궁상을 떨다가...
사실 아직도 걱정이다.
  ♡ 학교생활 안내책자
작은 수첩과 메모리 카
도 하나 보내왔다.
  ♡ 아직도 학번을 부여
받으려면 한 달을 기다
려야... 기다려진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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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른 아침 집 앞 호
숫가 풍경은 언제나 신
비감과 감사함이... ^^
  ♡원주 박경리 문학관..
이젠 두 분 모두 고인ㅠ
박완서 선생님과 울엄니
  ♡ 남이섬에서... 엄닌
언제나 내곁에 늘 함께
있어주길 바랬다. ㅠㅠ
  ♡ 이젠 모두 내곁을 떠
난 엄니와 냥이... 녀석
어디에 살아있을지..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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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노을빛에 물든 호수
인생의 사계는 어디쯤
가고 있을까?

  ♡ 강둑 산책로... 엄니
와 이 길을 걷던 추억도
이젠 그리움만 남아...
  ♡물안개 피는 호숫가
산책나온 소녀들의 발
걸음이 경쾌하다.

  ♡ 가을은 언제 봐도 평
화롭다.아빠 뒤에 탄 공
주님 표정이 더 정겹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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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춘천월드레저축제...
미국 수상스키 단원과
단원의 표정을 따라...
  ♡이젠 다시 볼 수 없는
아련한 추억만이 남아..
그리움의 눈물만 흐른다
  ♡ 이날 울엄니 사진을
담을 때 관람객들이 배
를 움켜쥐고 웃었다.
  ♡울엄니의 즉흥적인 연
기력에 사진작가들이 무
한 셔터를 눌러댔다.ㅎ

 

 

 

 

 

 

 

 

 

 

 

 

  합격자 발표 시간이 임박한데 여자 손님 차가 들어왔다. '아니 이런 눈치도 없지'속으로 투덜거리듯 중얼거리며 손님을 맞이하는데, 손님은 내 속사정도 모르고 차에 대한 요구사항을 줄줄이 늘어놓기 바쁘다. 마음이 콩밭에 가 있어 얼버무리듯 겨우 손님 마음을 달래 돌려보내는데 무려 30여 분이 흘렀다. 잠시 숨을 고르고 있는데 휴대폰에 문자메시지가 날아왔다. 정확히 2014년 1월 15일 수요일 오후 2시 27분이었다.

"서울디지탈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편입학 입학전형에 합격하셨습니다. 진심으로 축하합니다."

오~ 맙소사! 하늘에 계신 엄마가 도와주셨나? 아니면 입학사정관들의 측은지심이 발동해 적선하듯 예쁘게 봐주셨나? 지원 동기를 작성하며 그냥 솔직하고 담담하게 나를 소개했는데, 경로우대였나? 예전 학교에서 두루두루 학점이 좋아서? 암튼 회심의 미소를 지으며 별의별 추측이 다 들었다. 음~ 새 학기 입학식 환영회 자리에 가면 선배님, 큰형님, 삼촌 아니 애송이들은 아버님,하고 부를 수도 있겠군. 그런데 문턱에 발을 디뎠다는 안도감은 잠시뿐, 과연 내가 잘 적응하며 수업에 차질없이 따라갈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이 앞섰다.

 

   저녁 무렵 학교 홈피에 접속하여 수강 신청을 하고 내친김에 입학금과 수업료도 신용카드로 결제하고 바로 신입생 등록을 마쳤다. 용기가 나지 않아 등록도 못 하고 포기할지 몰랐기 때문이다. 왠지 이제부터 어깨가 슬슬 무겁게 느껴졌다. 일손이 잡히지 않아 평소보다 일찍 일터를 정리하고 집으로 들어갔다. 덩그런 집에 홀로 앉아 저녁 시간이 지났는데도 배고픔도 모르고 멍하니 티브만 지켜보았다. 느닷없이 조카 애들에게 문자를 보냈다. 학교생활을 마친 지 얼마 안 된 아이들이라 그래도 지금 내 마음을 가장 잘 이해하고 뭔가 도움되는 이야기를 들려주지 싶었다.

 

" 얘들아 삼춘 서울디지탈대학교 문예창작학과 편입했는데 걱정돼 잠이 안 온다.

  과연 내가 등단 작가가 되겠니? 걍 차나 고칠까? "

잠시 후 휴대폰이 딩동딩동 울리며 답신문자가 줄줄이 들어오기 시작했다.

 

" 좋은 작가가 되실 거에요. 늦게나마 자신의 꿈을 가지시는 게 좋아보여요 " (? )" 하고 싶은 것을 할 수 있는 것도 대단한 용기라고 봅니다. 부디 뜻하신 바 이루시기 바랍니다. 젊은 친구들    하고도 잘 지내시구요 " (ㅎㄹ아빠)" 전 잘 모르지만 삼촌 블로그에 글 솜씨를 보면 잘 해내실 거라고 믿어요 힘내세요 삼촌!! " (ㅇㅇ이)" 삼촌 같으면 잘 하실 것 같은데요. 뭔가 보통 사람들 생각하곤 다른 면도 있고, 늦은 시작이지만 잘 해내실   거라 믿습니다. 이거 나중에 밀리언 셀러 작가 되기 전에 싸인이라도 받아놔야 하는 건 아닌지~ 삼촌 화이  팅 응원할께요~ ㅋㅋㅋ" (ㄴㅇ아빠)" 축하드리고요~ 삼촌의 끈기와 인내력 배우고 싶네요~ 삼촌은 충분히 잘하실 거에용~^^ " (ㅎㄹ엄마)" 삼촌의 열정이 부럽네요~" (?)" 편입하셨어요? 그럼 서울로 가시는 거에요? 도전한다는 것은 좋은 일이죠. 자기가 하고 싶은 일이라면 더  욱더...힘내세요 ^^ " (ㄴㅇ엄마)" 늦게 답장을 드렸네요. 만학이 쉽지만은 않지만 삼촌께선 잘하시리라 믿습니다.(ㅂㅎ아빠)  행복하고 늘 건강하시고 사랑 충만하시길 빌어요. 저도 멀리서 항상 기도드리겠습니다 "

 

   이밖에도 많은 조카 애들이 막냇삼촌 힘내라고 격려의 문자를 보내왔다. 형과 누나네 조카 애들을 합치면 모두 13명이나 되며 결혼한 애들까지 합하면 그 배수에 가깝다. 조카 애들에게 격려문자까지 받았으니 이젠 죽으나 사나 몸을 던져야 할 판이었다. 조카 애들에게 보낸 문자가 풍선처럼 부풀려져 오히려 부담이 느껴졌다. 아무리 생각해도 기분 좋은 격려 문자이긴 한데, 너무 거품이 들어 있어 내심 충격 수위를 조절해야 했다.ㅋㅋ 내가 문예창작학과에 편입한 목적은 엄마와 지내며 써놓은 일기를 책으로 묶어드리기 위한 것일 뿐인데. 등단 작가 운운하며 아이들을 들먹였으니! 영 마음이 개운하지 않았다. 다시 조카 애들에게 거품을 걷어내기 위한 개구멍(?) 문자를 보냈다.ㅎㅎㅎ

 

할머니 하늘로 떠나시고 슬픔을 뭔가 좋아하는 일에 몰두해 덜어보려고. 신입생 전형은 4년이란 세월이 심리적으로 넘 지칠 것 같아. 글구 수업료도 부담되고. 경쟁률이 더 쎈 편입학을 미친 척 지원했는데. 사실 기대도 안 하고. 기회가 되면 내가 듣고 싶은 몇 과목만 별도로 신청해 들어봐야지 했는데. 지원동기를 감동적으로 받아드렸는지 덜컥 합격했다며 등록하라고 연락이 와서. 고민고민하다가 저녁무렵 수강 신청하려니. 내가 꼭 듣고 싶었던 '수상시 강독' 과 '어린이책 상상력' 는 이미 수강생이 다 차서 대기순번으로 밀려났구나. 뭐 장고의 길을 떠나는 마라톤이긴 하지만 아쉬움이. 서울에 올라가 모임(시, 수필, 소설,평론,동화 등 다양함)에도 참석하고 얼굴들도 익히면 더욱 좋겠지만, 아직은 할머니가 계시던 집을 지키고 싶어. 카센터를 지키며 추후 생각해 보기로. 창작이란 혼을 쏟듯 열정과 에너지를 모아 노력하야 하는 일인데...

 

그동안 할머니와 지내며 늘 일기를 남기며 끄적이는 것이 좋아...

어려서부터 삼춘은 책 읽고 그림 그리고 끄적이는 것을 좋아했단다.

공부도 곧잘 했지. 초등학교 땐 우등상을 학년마다 받았으니. 이제 삼춘 나이에 학교에 가면 '아번님' 하고 부를 텐데.ㅎㅎㅎ. 얼마 전 춘천에 살고 계신 92세 되신 할머니가 일제시대 때 춘천여고를 다니셨는데. 한글을 잘 몰라(말살정책) 한글학교에서 한글을 깨우쳐 독학으로 시를 습작하여 시집을 출판해 화제가 됐었는데. 그 할머니 보고 동기 부여를 많이 받아. 제일 큰 동기는 할머니 돌아가신 슬픔이 너무 커서 좀 잊어보려고. 글구 일기도 묶어서 할머니 영전에라도 보여드릴려고. 생전에 아파트 앞 강둑에서 가을날 할머니 모시고 시화전을 열어드려고 싶었는데...

지난 10월 KBS 인간극장도 찍기로 했었는데. 할머니가 훌쩍 가시는 바람에...ㅠㅠ

또 눈물이 흘러... 암튼 모두 격려해줘 고맙구나 사랑한다~ 얘들아

~(이상은 거품을 덜어내기 개구멍(?) 문자 전문임)

 

   솔직히 그 어느 것 하나 자신있게 말할 수 있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단지 뭔가 끄적이는 것을 좋아해 그동안 엄마와 살아온 일기 글을 묻어두고 싶지 않았다. 엄마와의 일기 글을 집 앞 강둑에서 시화전을 열어드리고 또 책으로 묶어 어머니 영전에 보여드리고 싶은 것이 문예창작학과를 편입한 가장 큰 목적이었다. 덤으로 습작하는 즐거움을 찾아 좀 더 노후에 직업인 자동차 정비는 취미로 하고 작은 재능이나마 소외된 이웃을 위해 봉사하는 즐거움을 느끼고 싶었다. 또 글을 쓰는 것이 치매 예방에도 도움된다고 하지 않던가! ㅎㅎ

 

" 하늘에 계신 엄마... 엄마에게 감사드려요.

 그리고 기뻐해 주세요. 내가 좋아하는 취미를 좀 더 깊이 있게 공부할 수 있게 되었어요.

 이 막내에게 온유하고 세상을 따스한 감성으로 바라볼 수 있는 정신적 유산을 물려주셔서 고마워요. 엄마!

 엄마와 함께 살아왔기에 일기를 쓸 수 있었고, 일기를 쓰며 취미를 기르고 문학적 소양을 키우고 싶은 동기부

 여도 받을 수 있었습니다.

 기다려 주세요, 엄마. 엄마와의 약속 꼭 지키겠습니다 !!

 오늘 밤은 엄마 사진을 가슴에 꼭 끌어안고 잠이 들고 싶습니다.

 엄마 감사해요. 그리고 내 삶이 다하는 그날까지 그 은혜 잊지 않고 살아가겠습니다.

 사랑해요.엄마!♡

 

         2014년 01월 18일(토) 맑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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