닭갈비집에서 얼떨결에 카메라 플래쉬 세레를 받자 엄니는 얼떨떨하시는 표정이다 ㅎㅎㅎ

  창가 주변에 예쁜 화분들이 놓여 있어 닭갈비맛이 한층 맛있게 느껴졌다. 참 이상하지~ ^^

  겉에 입은 모자달린 자켓은 바람이 몹시 불어 임시로 내옷을 입혀드렸다.감기올까봐...휴~

 

           * 공지천 걷기-2부 *

 

점심무렵이 조금 넘어 출출한 허기를 느끼며 다시 애마에 올랐다.

리모델링으로 멋지게 단장한 닭갈비집 앞마당을 지나 본관 뜰 앞으로 들어갔다.

 

" 엄마~ 차에 잠간 있어봐~ 내가 우리가 앉을 자리 있나 알아볼께~ "

도우미 아줌마께 본관 주방 앞쪽에 특별히 자리를 마련해 달라고 부탁드렸다.

아줌마들이 기꺼이 환대하며 창가에 예쁜 자리를 권해 주신다.^^

 

공지천에서 가장 가깝고 춘천에서도 가장 규모가 큰 닭갈비집이다.

차에서 내린 엄니를 휠체어에 태워 안으로 들어가 자리를 잡고 앉았다.

" 안녕들 하세요 아줌마...늙은이가 나이가 많아 이젠 걸음도 못 걸고(걷고)..."

" 할머니 아직 건강하신데요 뭘~ ^^ "

 

" 뼈없는 닭갈비로 2인 분만 주세요 아줌마~ " ^^

" 할머니 맛있게 드세요~ 가위 드릴까 잘라드시게? "

" 불판은 그냥 놔 두세요 저희가 저어드릴께요 "

" 네~ 고맙습니다 "

 

둥그런 불판 위에 닭갈비가 푸짐하게 올려져 서서히 김을 모락모락 피운다.

춘천이 낳은 향토음식 닭갈비는 요즘 뜨는 이야기로 웰빙 음식임에 틀림없다.

 

단백질이 많은 하얀 닭고기 살을 얇게 발라내어 일정시간 양념장에 재워두었다가

고구마, 양배추, 떡뽁이 떡 사래와 함께 구이용 불판에 올려 익혀 먹는 음식이다.

여기에 물김치와 양파, 마늘,깻잎,상추 등 부재료에 쌈을 곁들이면 아주 맛난다.

 

지방이 적은 하얀 닭고기 살은 저렴하면서도 영양 만점이다.

게다가 고구마, 양배추는 비타민과 항산화 물질이 풍부한 식품으로 이미 정평이 나있다.

쌈재료인 깻잎, 상추, 마늘, 양파, 풋고추 등도 이미 잘 알려진 항암성분이 들어있는 식품이다.

또 비타민, 무기질, 철분 등 건강식단을 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없어서는 안 될 영양소이다.

 

" 엄마~ 아~ 해...이 거 먹어봐~ 떡이랑 고구마는 벌써 다 익었어 괜찮아 "

엄니에게 쫄깃쫄깃한 떡사래를 먼저 집어들어 가위로 잘라 입에 넣어드린다.

닭고기보단 떡사래를 더 좋아하는 울엄니...말랑말랑 씹히는 느낌이 고기보다 좋은가보다.

절임 마늘을 가위로 잘게 잘라 닭갈비와 함께 얹어 드리자 손사래를 치신다.

달콤한 양념장이 묻은 떡과 닭갈비만 좋아하시니...7살 어린애가 다 되셨다.^^

 

난 상추보단 깻잎을 더 좋아한다.

깻잎에서 풍기는 향긋한 냄새와 양파,풋고추가 어우러진 닭갈비맛은 그 어느 맛보다 좋아한다.

춘천에 살면 닭갈비와 접할 기회가 많지만 엄니가 의치라 씹는 것이 불편해 아주 가끔 찾는다.

웰빙시대를 추구하는 현대인들에게  좋은 영양소만 들어있어 좋고 가격 또한 큰 부담이 없어서

이곳 사람들은 가족, 친지들과 모임이나 나들이길에 자주 찾는 음식이다.^^ 

 

춘천의 향토음식인 닭갈비는 무엇보다 둥그렇게 둘러 앉아 먹을 수 있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닭갈비는 이미 조리된 음식이 아니고, 닭갈비가 익어가는 동안 둘러 앉아 웃음꽃을 피우며

나누어 먹는 그 정감이 음식맛을 느끼는 것보다 더 즐겁고 행복한 시간이 되어주기 때문이다.

 

가족들의 나들이 길에도 예외는 아니다.

비록 엄니와 단둘이 찾아가는 닭갈비집이지만 둘이 주고받는 분위기는 다른 음식과 다르다.

쌈을 싸 엄니 입에 넣어주고, 싫다고 고개를 설레설레 흔드는 엄니를 달래고, 그런 모습들이 정겹다.

춘천의 닭갈비는 서민들의 음식이라 그 양도 푸짐해 먹고 난 후 포만감(심리적)도 행복하다.

 

오늘도 엄니가 드시는 양은 한정되어 있는데 남길 수 없어 먹다보니 모두 바닦을 드러냈다.ㅎㅎㅎ

때론 닭갈비를 먹다가 남길 때는 도우미 아줌마에게 포장을 부탁하기도 한다.

울엄니는 음식을 남겨 버리는 것을 큰 죄악으로 생각하셔서 절대 남기면 안 된다.

가끔은 먹다 남은 닭갈비를 알류미늄 은박지에 싸가지고 나와 놀다가 출출할 때 한적한 장소에

차를 세우고 휴대용 가스레인지에 데워 먹는 닭갈비 맛은 마치 야외에 소풍을 나온 기분이다.^^

 

호반의 도시 춘천은 돌아보면 호수요, 산이요, 그 어느곳을 가더라도 늘 자연과 접할 수 있다.

자동차로 10여 분만 떠나면 어느곳이라도 한적한 드라이브를 즐기며 휴식을 취할 수 있어 좋다.

아마 이런 자연의 품 속에서 살아가기에 이곳 사람들의  마음도 넉넉하고 여유롭지 싶다.

 

" 아주머니 잘 먹고 갑니다 "

" 네~ 할머니 맛있게 드셨어요 또 오세요~ ^^ "

울엄니는 참 예의도 바르지....어느 음식점을 가더라도 도우미들에게 깍듯이 인사를 하신다.

또 음식맛이 내 입맛에 좀 맞지 않아도 맛있다고 인사를 해야 다시 가면 잘해준다고 하신다. ㅎㅎㅎ

참 어찌보면 합리적인 생각이다...어떻게 수많은 사람들의 입맛을 모두 맞출 수 있니 하시며...^^

 

엄니의 인사를 뒤로 하고 다시 닭갈비집 마당에 나와 주변을 둘러본다. 

복숭아꽃, 살구꽃, 벗꽃, 진달래 개나리꽃 등 산자락에 자리한 닭갈비집이라 온통 꽃천지다.

" 아이 참~ 엄마 오줌 마려운데... "

" 엄마 차 뒤켠에 요강(이동식 좌변기-의료용이다) 실려있는데...뭘 걱정이야...오줌누면 되지... "

엄니는 앞자리에서 내려 차 뒤켠에 실려있는 좌변기를 향해 다시 불편한 몸을 옮기신다.

" 엄마~ 바지내리고...귀저귀 빼야지...잠간만...자 앉아... "

 

한 번씩 나들이길을 떠나면 챙겨야 할 것들이 넘 많아 때론 지치기도 하지만 그래도 엄니와

함께 있는 시간들이 많지 않다는 것을 생각하면 지금만큼이라도 건강을 유지하셨으면 한다.

 

" 엄마~ 오늘이 풍물시장 장날이야~ 장구경 갈까? "

" 어딘데~ "

" 엄마가 옛날에 혼자 다니던 데야...여기서 가까워~  "

다시 엄니와 나는  애마 속에 몸을 싣고 풍물시장을 향해 미그러진다.

 

   2008년 4월 12일 (토) 맑음 바람 불음

       *** 봄내지기 ***

      3부에서 계속 =>

   

 꼬맹이들이 텔미 음악에 맞춰 춤을 추는 모습을 줌으로 담아보았다. 얼마나 깜찍하던지^^

 

시화전, 사진전 등 공지천 걷기는 춘천시민들이 함게 어우러지는 잔치분위기였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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