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1월*

 

 세상은 저물어 

 길을 지운다.

 

 나무들 한 겹씩 마음 비우고

 초연히 겨울로 떠나는 모습

 독약같은 사랑도 문을 닫는다.

 

 인간사 모두가 고해이거늘

 바람은 어디로 가자고 내 등을 떠미는가.

 

 아직도 지울 수 없는 이름들

 서쪽 하늘에 걸려

 젖은 별빛으로

 흔들리는 11월.                                              가을빛은 어느덧 단풍으로 물들어 인생의 사계를 그려본다.

 

   (이외수)

 

이외수님은 사물을 보며 인생의 깊은 맛을 통찰하는 예리한 눈을 지닌 작가임에 틀림없습니다 ...얼마전까지 춘천에서 작품 활동을 하시다가 강원도 화천의 깊은 산골로 들어가셔서 [감성마을]이라는 이외수님의 집필터를 마련하시어 문학을 사랑하는 후학을 기르시고 작품활동을 하십니다...지난 여름 어머니와 동생이랑 함께 감성마을에 다녀왔지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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