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아름다운 하얀 겨울 풍경에
움직이지 않고
흔들리지 않을 사람이 어디 있으랴...
이렇게 다정하고 익숙한 눈이 덮인 풍경과
내 목덜미를 스쳐 가는 익숙한 바람을 품고 싶었습니다.
눈사람이 서 있는 풍경을 바라보며
어린 시절을 선명하게 떠오르던 환영...
남이섬 곳곳에 만들어진 많은 눈사람과 눈 맞춤을 하고
오래 들여다보다가
나도 모르게 울컥 차오르던 ...
모든 풍경이 휘어져 굴곡이 생기던,
눈을 뭉쳐 눈사람을 만들고
눈사람이 나를 바라보는 저 눈빛을 누가 만들었을까?
맑은 눈으로
투명한 것들만 보는 것일까?
눈사람이 바라본 모든 색깔의 사람들을 어떻게 바라보고 서 있을까?
문득 별생각을 다하는 내가 참 우습다는 생각을 하는 듯,
(눈사람이 사팔뜨기 눈으로 나를 올려다본다...)
그 눈빛에 웃음으로 화답하고
중얼중얼 이야기하는 내가 우습기만 했습니다.
눈사람에 닿고 싶은 내 마음은
그리움이었네.... 어린 날의 소회....
어린 날 눈을 뭉치던 작은 손이 떠오르고
눈사람에 눈썹을 붙여놓고
배를 움켜잡고 웃었던 날들...
그리운 날들이 떠올랐고
친구들이 눈이 쌓인 벌판을 우르르 달려 다니던
해맑은 웃음소리가 귓전에 환청이 되고
나는 아껴두었던 추억 속을 걸어 다녔습니다
남이섬의 눈사람이 있는 풍경은
다시 돌아가고 싶은 동화 속 그리움의 세상이었습니다.
초록빛 꿈을 꾸는 많은 나무를 바라보며
겨울의 마지막임을 감지하는 촉수를 보는 듯
눈이 쌓인 나무들도 화색이 도는 듯 느껴져
봄이 멀지 않았음을 보았습니다.
여기저기 서 있는 눈사람을 만나러
기웃기웃 떠돌며
프레임에 가두어 눈사람을 데리고 다녔습니다
심장이 없는 눈사람들이
마치 심장을 가진 것 같은...
엉금엉금 내 곁을 걷는 것 같은.....
무시로 흔드는 바람에
가지 위에 쌓인 눈이 흩날리는 풍경은 사진에 담기지 않았지만
무척 아름다웠습니다.
아직은 겨울이 깊은 남이섬...
눈이 쌓인 남이섬을 걸으며
나는 몇 편의 바람을 만나고
몇 편의 추억을 만나고
몇 편의 사랑을 더듬었습니다
나는 보이는 풍경만으로
말할 수 없는 한 편의 시도 완성하지 못하고
온몸은 흠뻑 겨울에 빠져들었던 시간이었습니다.
어린 추억 속 눈사람을 만나듯 반가웠던 시간이어서 좋았답니다
정말 많은 눈사람을 만나고
함께 했던 시간이었지 싶습니다
남이섬의 겨울은 보이는 장면마다
한 폭의 풍경화를 제대로 그려내고 있었습니다
언제 찾아가도 아름다운 남이섬의 겨울 풍경은
제 마음에 오래 남을 것 같습니다.
행복한 주말 보내시길 바랍니다.^^
'♣ 느티나무 쉼터 ♣ > ♠풍경사진 모음' 카테고리의 다른 글
[스크랩] 드라마 추노 촬영지로 널리 알려진 구례 오산사성암 (0) | 2013.04.13 |
---|---|
[스크랩] 봄볕받으며 초록빛으로 물들어가는 하동차밭 (0) | 2013.04.10 |
[스크랩] 폐채석장을 문화 예술공간으로 조성한곳 포천아트밸리 (0) | 2012.10.22 |
[스크랩] 그 섬에 가고 싶다 (월간 좋은생각-이메일 발췌) (0) | 2012.08.24 |
[스크랩] 청평사 (0) | 2012.08.04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