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울긋불긋 꽃~대궐. 동요 '고향의 봄' 노랫말을 연상시키는 허브나라 정원에 사람들의 발길이 가득하다. 초록이와 꽃으로 가득한 정원 곳곳에는 사진을 찍거나 산책을 하며 애뜻한 마음을 주고받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이렇게 아름다운 자연이 어우러진 곳에서는 연인들의 사랑도 한층 무르익을 듯하다. 조물주는 태초의 인간을 자연친화형으로 만들어 주셨기에 사람은 아름다운 자연에 도취되면 행복함에 감성이 풍부해지고 마음도 한껏 열리는 듯하다. 사랑과 힐링은 불가분의 관계이자-그것은 진정 마음속에 꽃과 나무를 심는 일이다.

 

 

♡ 허브나라에 피는 꽃은 계절따라 수백여 종 되는 듯하다. 예전보다 계곡 아래쪽으로 확장된 정원과 유리온실까지 둘러보니 한나절이 훌쩍 가버렸다. 허브나라 정원에 홀딱 반해 엄니와 난  두 시가 다 돼 점심식사를 하기 위해 흥정계곡을 내려왔다. 덕분에 횡계(용평리조트 부근)읍내에서 황태찜으로 맛있는 점심식사를 했다.^^

 

 

♡ 허브꽃 향기가 가득한 허브나라농원. 저 소녀는 지금 무슨 생각을 하고 계실까? ㅋㅋㅋ 울 엄닌 뭔가 마음의 평온을 느끼는 사물을 바라보실 때는 꼭 저런 모습으로 바라보셨다. 뇌출혈 후유증으로 이젠 기억력이 많이 감퇴되어 때론 어린아이가 다 되어가는 울 엄니. 그래도 아직 엄니가 내 곁에 있어주어 감사하고 행복하다 ^^

 

 

♡ 유리 온실 속에 알록달록 예쁘고 앙증맞은 꽃들로 가득하다. 조물주께서 이땅에 꽃을 만들어주지 않았다면 사람들은 무엇을 기준으로 '예쁘다' 라고 표현했을까? 모 가수는 '사람은 꽃보다 아름다워' 라고 노랫말로 목청껏 외치곤 했는데. 정말 꽃보다 아름다운 건 사람일까? 꽃은 눈으로 보는 즐거움보단 향기가 주는 매력에 사람들에게 더 기억되고 사랑받는다. 사람에게도 향기가 있다고 했다. 사람은 어떤 향기를 지녔을까?

 

 

♡ 온실 속에 꾸며진 캐릭터와 꽃들로 마치 동화나라에 들어온 느낌이다. 통풍과 온도를 유지하기 위해 창문을 모두 열어놓았는 데도 좀 무더웠다. 엄니 때문에 온실에서 좀 더 여유롭게 돌아보지 못하고 눈요기만 하고 나왔다. 가을에 꼭 다시 가보고 싶다.^^

 

 

♡ 싱그러운 아열대 식물들. 해외 근무할 때 지천에 깔린 풀들이었는데, 우리나라에 오면 귀한 대접을 받으시니. 그럼 나도 이민을ㅎㅎ 해외 근무를 마치고 마지막으로 국내로 돌아와 한국해외개발공사로 캐나다에 이민을 가려고 모든 수속을 마치고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부모님이 마음이 걸려(농촌에서 온갖 고생을 많이 하신) 차마 뿌리치고 떠날 수가 없었다. 그때는 나이, 언어, 경력, 학력 등 이민에 필요한 기본 점수가 가장 좋을 때였다.

 에고~ 그때가 내 인생의 봄날이었는데.ㅠㅠ 지금도 가끔 울 손님들에게 ' 예전에 캐나다로 이민가려 했다'는 이야기를 꺼내면 '아직도 늦지 않았다'고 가란다. 솔직히 해외근무하면서 대한민국이 너무 좁아 보여 좀 더 넓은 세상에서 살아보고 싶었다. 해외 근무하며 이곳저곳 돌아다녀 보니 우리나라가 '참 좁다'는 것을 깨달았다.

 

 

♡ 유리 온실을 지나 휴식코너다. 허브가 들어간 스낵 빵 음료 아이스크림 샌드위치 등을 팔고 있다. 냉방이 안 된 장소여서 우린 냄새만 맡고 지나쳤다. 시원한 계곡에 발을 담그고 물장구 치며 먹던 어린 시절 옥수수 감자맛이 더 그리운 건 내가 강원도 촌넘이라 그럴까?ㅎㅎㅎ

 

 

♡ 유리 온실을 지나 야외 정원 마지막 코스를 돌아오는 곳에 동화 속에 나오는 그림 같은 집이 있었다. 통나무집이다. 모두 정겹지만 난, 맨 위에 자리한 다락방이 더 좋다. 우리집 베란다에도 다락방을 하나 꾸미고 싶은 이유다. 평소에는 베란다로, 다락방으로 이용할 때는 사다리를 타고 올라가 엎드려 호수를 바라보며 책도 읽고 특히 비오는 날 빗소리를 벗 삼아 낮잠도 늘어지게 자고. 언젠가 함께 누릴 사람이 있다면 꼭 만들어봐야쥐^^

 

 

♡ 유럽, 특히 헝가리에 가면 숲속 나무 위에 이런 집을 지은 테마파크가 있다. 한국에도 울창한 숲이 우거진(국립공원정도) 나무 위에 집을 짓고 그곳에서 자연과 더불어 사랑하는 사람과(꼭 연인이 아니어도 좋다) 동화같은 하룻밤을 체험해 볼 수 있다면 사람들은 아마 줄을 서서 기다리지 않을까? 그 누구도 간섭하지 않는 두 사람만의 공간. 나무 위에서 펼쳐지는 꿈결 같은 달콤한 하룻밤. 얼마나 아늑할까? 다람쥐가 창가에 매달려 훔쳐볼까낭~ ㅋㅋㅋ

 

 

♡ 곤충을 잡아 먹는 식물이다. 조물주의 보편적 진리를 왜곡하는, 적도 아래 열대지방 밀림에 들어가면 이런종류의 식물이 널려있다. 동남아 근무할 때 모험심과 호기심이 많아 혼자 차를 끌고 밀림에 들어갔다가 원주민들이 기다란 칼을 차고 다녀 차 문을 잠근 뒤 막다른 길에서 후진하여 도망나오던 생각을 하면 아직도 등골이 오싹하다. 그때 얼마나 무섭던쥐~. 지금도 덜덜덜 몸이 떨려오는 듯하다.ㅎㅎㅎ 뭐 추장한테 잘 보이면 아름다운 여인과 하룻밤 보낼 수도 있었지만. 그땐 여자도 모르고 순수했던 때라 여자 앞에 서기만 해도 온몸이 굳어서 두려웠다. ㅋㅋㅋ

 

 

♡ 울 엄닌 인형을 좋아하신다. 온실을 거쳐 다시 되돌아 나오는데 길옆 창가에 전시된 캐릭터를 보고 좋아하시는 울엄니. 빨리 엄니에게 장난감(?)을 하나 만들어 드려야 하는디~, 방법을 몰라. 듣는 말로는 두 사람이 합작을 해야 한다나~ 어쩐대나. 당췌~ 뭔 말인지.ㅎㅎㅎ  하나님 저에게 노하우를 알려주시죠~ 아님 씨 뿌릴 밭을 하나 임대해 주시던쥐~ ㅋㅋㅋ

 

 

♡ 온실을 되돌아 나와. 엄닌 아침부터 시작된 강행군(조침- 아침 식사 후 토끼잠 - 을 못하여)으로 힘들어 하셨다. 그래도 대단하시다. 자동차를 몇 시간씩 타도 멀미도 안 하시고. 보고 듣고 즐기는 공연이나 전시회 등을 무척 좋아하시니 말이다.^^

  난 울 엄니 정서를 많이 닮았다. 울 엄닌 예전 아프기 전엔 술도 몇 잔씩 기울이며 즐기셨는데. 난 그런 걸 안 닮았으니. 그래서 아직 이런 모습으로 살아가나? ㅎㅎㅎ 그렇다고 커피 매니아도 아니다. 그럼 도데체 좋하하는 술이 뭔데? 내가 좋아하는 건 핑크빛이 나는 술이다. 레드 와인? 아니다, 핑크빛이 나는 부드러운 입술이다. ㅋㅋㅋ 솔직히 술을 마실 수 있는데 즐기지는 않는다. 가벼운 술 종류는 좀 즐길 수 있다.

 

 

♡ 유리 온실을 나와 허브 향기가 가득한 작은 소품전시관으로 발길을 옮겼다. 이곳에는 작은 선물처럼 꾸며진 각종 허브 상품과 캐릭터 그리고 공예품들이 전시되어 있다. 도자기로 만든 작은 토끼 인형들이 엄니의 눈길을 사로잡는다.^^

 

 

♡ 동화 속에 나오는 토끼 캐릭터. 앞치마를 두른 아내 토기가 앙증맞다. 어험~! 여보, 오늘은 날도 좋은데 우리 뒷동산으로 산보나 갑시다. 찔레꽃 덩쿨 밑에서 아름다운 로맨스도 한번 즐기고 말이요. 뭐 날씨도 좋다는데 그럽시다 여봉~. 나도 오늘 컨디션 좋아요~ㅋㅋㅋ

 

 

♡ 허브 향기가 가득한 전시관 천장을 바라보며. 집 안에 이렇게 많은 양의 드라이 플라워를 걸어둔다면 그 꽃이 허브라면 더더욱 향기가 짙어 밤마다 몽환적 꿈을 꾸며 환상의 밤을 보내지 않을까? ㅎㅎㅎ 가을철이면 흔히 들에 피는 쑥부쟁이(들국화)를 꺽어 집에 걸어두곤 했는데. 쑥부쟁이도 향기가 좋다.^^

 

 

♡ 터널처럼 길게 늘어선 전시관 천장에 가득 매달린 드라이 플라워- 허브 향기. 꽃향기가 너무 좋아 엄니와 난 이 터널을 두 번 왕복하며 향기에 취했다. 안내하는 직원이 사진을 찍지 못하게 하여 몰래 숨어서 플래시 없이 담느라고. 난 하지 말라고 하면 왜케 자꾸 하고싶어지는지 몰러~ㅋㅋㅋ

 

 

♡ 허브를 주제로 또는 간접 부제로 만든 허브 상품, 캐릭터, 수공예 소품 등등.  엄니에게 드리려고 머리핀 하나를 고르니 울 엄니 챙피하다고 극구 사양하신다. 머리에 들꽃은 지르게 하시면서 이런 것엔 알러지 반응을 보이시다니... ㅎㅎㅎ

 

 

♡ 수탉 캐릭터에 마음을 빼앗긴 울엄니. 어린 시절 집에서 기른던 장닭(씨수탉)이 있었다. 녀석은 울엄니의 배려로 일부다처제를 누렸다. 늘 출렁이는 멋진 벼슬로 위용을 과시하며 암탉들을 줄줄이 데리고 다니곤 했다. 행여 밭에서 지렁이라도 한 마리 발견하면 꼭 먼저 부르는 암탉이 있었다. 녀석은 먹이를 발견하면 " 꾸꾸꾸 " 하며 암탉들을 부르곤 했는데, 녀석의 맘에 들지 않는 암탉이 먼저 쪼르르 달려오면 옆 날개짓을 하며 쫓아보내고 기어이 제 놈이 마음속으로 편애하는 암탉에게 먹잇감을 먹이곤 했다.

   나는 닭띠 남자들은 별로 안 좋아한다.ㅋㅋㅋ 수탉에게 고마움을 느끼는 것은 한 치의 오차도 없이 진득하게

이른 새벽 잠을 깨워주는 것이고 암탉의 존재에 대한 은혜라면 라면 끓일 때 계란을 넣으면 한층 맛나게 먹을 수 있다는 것과 더운 여름날 삼계백숙을 먹은 뒤 식욕충만으로 흐믓함을 느낄 때이다. 그리고 이른 봄 알에서 갓 깨어 나온 병아리들이 어미 품속에 숨어 빼꼼히 고개를 내밀면 어미닭은 모성애를 발휘해 병아리들을 주둥이로 꾹꾹 누르고 날개를 펴서 품속으로 집어넣는 그 감동적인 모습이 전부다. 앗차~ 또 하나 있군! 통닭튀김말이다. ㅋㅋㅋ

 

    2011년 6월 6일 (월) 맑음 봉평허브나라 계곡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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