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느티나무 쉼터 ♣/♠노을진 하늘빛
저문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봄내지기
2007. 3. 6.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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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문 강에 삽을 씻고 -정희성-
흐르는 것이 물뿐이랴 우리가 저와 같아서 강변에 나가 삽을 씻으며 거기 슬픔도 퍼다 버린다.
일이 끝나 저물어 스스로 깊이 강을 보며 쭈그려 앉아 담배나 피우고 나는 돌아갈 뿐이다.
삽자루에 맡긴 한 생애가 이렇게 저물고, 저물어서 샛강 바다 썩은 물에 달이 뜨는구나.
우리가 저와 같아서 흐르는 물에 삽을 씻고 먹을 것 없는 사람들의 마을로 다시 어두워 돌아가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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